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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문 소설가의 독서 일기- 7) ㆍ모비 딕 Moby Dick 1ㆍ

작성일 2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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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ㆍ모비 딕 Moby Dick 1ㆍ

허먼 멜빌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14P
2020년 1판 4쇄

1960년대에,소설을 읽고 백경이라고 번역한 영화를 봤다.그레고리 펙 주연의 영화는 그 시절 우리 또래 젊은이들에게는  매우 인기가 높아 대부분이 관람했다.영화 상연 후,학교에 백경이라는 클럽이 생겨 후배들이 많이 두들겨 맞았다.지금의 일진쯤일까?

소설에 대한 별다른 기억은 없다.우리 생애의 한 시절,세계문학전집을 독파하던 시기에 다른 책들에 묻혀 잊어버리고 있었다.어느 책에선가,모비 딕은 미국문학의 진수가 들어 있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모비 딕은 거대한 고래와 바다에서 발을 잃은 분노한 선장이 싸우는 정도의 소설로 알고 있는 나로서는 흥미가 생겨  기억의 저장고 바닥에 넣어 두었다.

이 해양소설에 미국문학의 진수가? 정말 그럴까? 나는 다시 신판 모비 딕을 찾기 시작했고, 다시 읽었다.미국 문학의 진수? 글쎄,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늙은 나이에 읽어 한층 더 재미 있는 소설임은 분명했다.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용이 전혀 다른 위대한 케즈비 생각이 많이 났다.세상에서 한가지 일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전 생애를 건다는 게 과연 무슨 의미일까? 전자는 향유고래에, 후자는 한 여자의 사랑에 목숨까지 바친다.

이 소설은 1851년에 쓰여졌다.그 시대는 금어기 같은 게 없어 고래잡이는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었다.고래 기름은 어두운 밤을 밝히는 등불로, 치료약으로,고기로 많은 돈을 벌어주었기에 돈 많은 선주들이 선호하는 사업이었다.거대하고 흰 색깔을 지닌 향류고래에 한쪽 발을 잃은 선장은 복수심에  불타,그 고래를 찾아 세계의 바다를 누빈다.큰 고래들은 몸에 여러개의 작살을 지닌 채로 살아간다. 선장은 생각한다.

삶이라는 의심할 수 없는 행위 속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의 경우,이성적인 무언가가 비이성이라는 가면뒤에서 자신의 얼굴이 새겨진 거푸집을 내미는 법이다.만약 뭔가를 찌를 생각이라면 바로 그 가면을 꿰뚫어야한다.죄수가 벽을 뚫지않고 무슨 수로 밖으로 나갈 것인가.나에게는 바로 흰 고래가 벽이다.아주 바짝 다가선 벽.나는 녀석에게서 헤아릴 수 없는 적의와 증오를 느낀다.

선장이 발을 잃을 때,향유고래와의  싸움에서 겨우 6인치 칼날 하나를 들고 고래로 돌진한다 모비 딕이 낮처럼 생긴 아래 턱으로 선장의 다리 하나를 싹둑 베어물고 사라진다.그 후 선장은 모비 딕에 대한 끔직한 복수심을 품게된다. 목적의식에 사로잡힌 선장의 모든 생각과 행동은 결국은 모비 딕을 잡고야 말겠다는 데 맞혀져 있다.

식인 종이며 부족의 추장 아들인 작살잡이는 무섭게 생겼지만 착하고 여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그외 개성 넘치는 선원들마저 선장의 복수심에 희생되지만,그들만의 끈끈한 우정이 이 난폭하기 짝이없는 소설을 한결 따뜻하게 품고 나간다.

기디언 선정 (역대 세계 최고의 소설 100)에 선정되었다.작가 윌리엄 포크너는( 모비 딕을 손에서 내려놓자마자 내가 썼더라면 좋았을 걸,하고 생각한 책)이라는 갈채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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