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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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학의 힘으로 민족과 세계를 봅니다.

회장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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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시 쓰는 김요아킴입니다.

지난 부산작가회의 총회에서 9인 전형위원회의 만장일치로 부족한 저를 추대해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겨주시니 영광스럽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저보다 훨씬 역량이 뛰어나신 선배문인들이 많으신 데도 불구하고 본회로 보면 아직 어린 나이의 제가 회장직을 맡는다는 것이 여러모로 격에 맞지 않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에게 회원님들이 회장의 소임을 맡겨주신 것은 부산작가회의가 좀 더 젊어지라는 그리고 이를 통해 변화와 쇄신을 기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부족하지만 앞으로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본회는 한국작가회의가 지향하는 문학정신을 따르며 문학인의 권익과 자긍심을 수호하고, 문학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며 문학의 저변 확대에 노력하는 목적으로 창립되었습니다. 이는 약자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작가로서의 양심과 진정한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위한 옛 자유실천문인협의회와 민족문학작가회의, 그 정신과 다름 아니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정신을 지키기 위해 지금 우리 본회의 작가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제가 생각하기에는 아마 ‘연대(連帶)’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비대면이라는 환경에 길들여지면서 서로 단절되고 파편화되는 가운데 인간다움이라는 정서도 예전 같지 못한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인간다움의 발현과 그 회복이야말로 진정 우리 문학이 해야 할 본령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서로 간의 참된 만남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서로의 생각, 나아가 자신의 내밀한 감정까지도 타자와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를 위해 지금도 자신만의 남다른 문학적 개성과 독창성을 경주하며 부단히 노력하는 작가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씀드린 본회의 목적을 상기시켜 본다면 이제는 이러한 만남과 교류의 차원을 넘어 공동의 목표를 향해 서로 함께 문학적 책임을 지는, 작가로서의 연대가 필요하지 않나 봅니다. 각자 그 문학의 결은 서로 다르고 다양하겠지만, 작가회의가 지향하는 공동의 문학적 선(善)을 위해 자기 자신과의 문학적 연대뿐만 아니라, 자신이 소속한 문학 공동체와의 연대, 그리고 나아가 타 공동체와의 연대가 차례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제가 회장으로서 맡게 될 2년은 이러한 ‘연대’라는 문학적 함의를 공통분모로 하여 모든 일들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기존에 해왔던 일들을 발전적으로 이어가면서도 또한 새로이 할 일들은 이사회에서 함께 고민하여 회원들이 중심이 되는 본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의미 있고 참다운 부산작가회의를 만들어 나가는데 서로가 한마음으로 노력하였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03월 01일
김요아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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