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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문 소설가의 독서 일기- 10) ㆍ패주ㆍ

작성일 23-04-27

본문

10)  ㆍ패주ㆍ

에밀 졸라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32P
2021년 초판

한국의 역사책에는 1870년 보불전쟁으로 표기된 프로이센ㅡ프랑스간 전쟁은 비스마르크 재상의 뜻대로 독일 통일의 마침표를 찍었다.3부로 된 패주는 압도적인 군사 우위인 프로이센의 파죽적인 공세로 나폴레옹 3세 왕정의 파국 과정이다.생명이 범람하고 군중이 우글거리고,임종을 맞이한 하나의 세계가 요동치고 신음하는 피빛 소설.두껍고 방대한 이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때면 귀에서는 행군하는 군홧발 소리와,눈에서는 개미떼처럼 우글거리는 병사들의 음산한 모습이 보인다.

소설은 두 사람의 젊은 전투병의 시선으로  바라본 전쟁의 상황설명이다.사회적 출신이 다른 두 젊은이는  엘리트와 농부 출신으로 신분이 다르지만 목숨을 걸만큼의 우정으로 맺어져 소설의 마지막,눈물겨운 장면을 연출해낸다.  완전하고 위대한 영웅적인 전우애,한 세계의 종말,한 국가에 불어닥친 가장 참혹한 패망이 페이지마다 절절하다.저자는 왜 이토록 자신의 조국에 대한 전투에서 단 한번의 승전없이 15만 대군의 패주만을 그려냈을까.파리가 점령되고 시내가 불타고 있을 때,민중은 분열되고 파리의 시민 혁명 정부인 파리코민이 탄생한다.국민군과의 치열한 전투로 수많은 시민들이 죽어간다.

전후에 드레퓌스  사건으로 프랑스 국민을 내란상태로 몰아넣는다.이때 저자는 (나는 고발한다)를 발표한다.독일 첩자로 몰린 유대인 드레퓌스 대위의 무죄를 주장한,반 국가적이지만 양심적인 고백이다.미국의 저명한 소설가인 마크 트웨인은 뉴욕 헤럴드 트리뷴에 이렇게 썼다.ㅡ일부 프랑스 군인,성직자 같은 겁쟁이,위선자,아첨꾼은 매년 백만명씩 태어난다.그러나 잔 다르크나 졸라 같은 위인이 태어나는 데는 오백년이 걸린다.며 프랑스를 구한 애국자로 에밀 졸라를 극찬한다.

나는 신장병으로 투병 중에 직장에 출근하면서 저녁 늦게까지 이 두꺼운 책을 붙들고 나흘만에 완독했다.내 남은 인생에 이런 책을 읽음으로서 덜 외로워 질 것같다. 한국판 초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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