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산의 정신은 힘없는 개인에게만 요구되는 것인가 봅니다.
작성일 23-04-27본문
요산의 정신은 힘없는 개인에게만 요구되는 것인가 봅니다.
부산에서 활동하시는 작가분들의 독자로서 최근의 성명서에 대해 몇자 적습니다.이 성명서는 여러면에서 부적절합니다.
첫째, 위 성명서에는 그동안 (사)부산작가회의가 요산선생의 정신을 이어받아 친일문학청산에 힘써왔다라고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소위말하는 그 '친일' 문학상은 건재합니다. 왜 그런걸까요? 독자로서 그러한 친일 문학상의 수상작들이 친일의 색채가 있다던가, 부적절한 역사관을 옹호한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준다던가 혹은 21세기 친일 문인양성을 위한 문학상이라고는 못느꼈습니다. 오히려 다른 문학상보다 절차상 공정성과 투명성이 높은 문학상이라는 점은 후보작 소개나 심사평들을 읽으면 쉽게 알 수 있지않습니까? 김동인 개인의 친일행적과 동인문학상 주관사의 친일색채는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상의 수상 자체가 친일이고 요산정신에 반한다고 하는것은 우습습니다. 요산정신은 힘없는 개인에게 그 굴레를 씌우지 않을 것 입니다. 어찌하여 여태까지 그러한 문학상이 존재해야함은 주관사에 따져야 할 문제이지 않습니까? 지난 수상 이후로 또 일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부산작가회의는 주관사인 조선일보에 대해서 무엇을 했는지 묻고싶습니다.
둘째, 절차적 요건을 다 갖추지 못한 채 한 개인을 집단이 비방하는 성명서는 작가님들께서 지향하시는 요산정신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귀 사단법인의 회칙을 읽어보았습니다. 회원 개인의 행적에 대한 규탄 성명서는 적어도 임시총회 또는 이사회의 결의를 통한 것이어야 할 것입니다.
수상자가 발표되자마자 이러한 성명서라니 믿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힘없는 개인에게 모든 것을 전가하는듯한 이러한 성명서와 그러한 성명서에 결의로서 동의는 요산정신을 이어받는 작가님들께서 하실 일인가요? 물론 이는 귀 사단법인이 회칙에서 정한 절차를 다 준수했을 문제입니다. 만약 절차적요건을 다 갖추지 못한체 이러한 성명서를 몇몇 개인의 작가들과 존경하는 회장님이 단독으로 작가회의 전체의 생각처럼 개진하셨다면 그것만으로도 충격적이긴 합니다.
성명서의 상대방은 힘이 쎈 친일 문학상 주체자가 되어야 되지않겠습니까?저항정신 특히 집단의 저항정신은 힘없는 개인을 향해서는 안됨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계실거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겉으로 보기엔 정당하고 옳을것처럼 보일지라도 그것이야말로 비겁한 행위이자 요산정신에 반하는 행위일겁니다
독자로서 (사)부산작가회의가 요산정신에 걸맞은 행위를 고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