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문 소설가의 독서 일기- 4) ㆍ정상은 없다ㆍ
작성일 23-04-26본문
4)ㆍ정상은 없다ㆍ 로이 리처드 그린커 메맨토 599P 2022년 초판 2쇄. 문화는 어떻게 비정상의 낙인을 만들어 내는가? 저자는 자폐증을 않는 딸을 키운 경험을 갖고 있다.미국 인류학자로서 쓴 이 책은 정신분열증(조현병),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자폐증 등,정신과적 질병을 격는 환자와 그 가족들이 짊어져야할 사회적 낙인에 대한 깊은 통찰이다.증조 할아버지로부터 4대에 걸친 정신의학에 몸담은 가정에서 자란 저자는 자연스럽게 의료분야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관심을 갖게된다.정신의학에 대한 발전과정의 역사와 함께 정신의학에 드리웠던 어두운 그림자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걷어 낼 수 있는가를 서술한 이 책은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흥미롭다. 정신질환 장애에 대한 낙인 찍기가 정상성이라는 허구에 어떻게 바탕을 두는지 규명하는 책이기도 하다.전쟁에 참전했던 사람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하여 많은 부분에서 언급한다.한국 전쟁은 잊혀진 전쟁이라고 말하지만,정신의학과 정신분석의 황금기에 주요 구성 요소로 기억될 것으로 자리메김한다.이 전쟁기간동안 작가 실비아 폴라스는 정신과 의사가 우리 시대의 신神이라고 썼다. 한국의 화병에 대한 서술에서,한국의 국가적 질환으로 분류한다.하나의 예시로 사도세자를 든다.불안으로 심신이 약해지고,아버지 영조에게 공개적으로 모욕당한 세자는 갑자기 분노가 치솟는다.그는 내면의 화를 다스릴 수 없어 궁인을 겁탈하거나,강박적으로 옷을 갈아 입고 왕을 죽이겠다고 위협한다.사도가 처형되면 친모와 아내,아들도 함께 처형해야함을 알고 있는 영조는 그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 여름에 사도를 8일간 뒤주안에 가둬 물 한모금 주지 않고 죽게 만든다.아내가 한국계인 저자는 곳곳에 한국의 비극적인 사건을 정신분석학적으로 풀어낸다. 1924년 7월 13일,신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다음과 같이 쓴다. (당신은 조현병인가,조울증인가,자폐증 인가? 어쩌면 피해 망상증인가? 지금 당신을 욕하려는게 아니다.그저 당신의 성격을 분류하려는 것뿐이다.당신은 이들 중 하나 또는 그 이상일 것이 분명하다.저항하지 마라!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훌륭한 사람들도 다 이 범주에 속한다.이제 모든 사람이 미처 있다.) 정신 질환이라는 주제에 흥미를 느끼거나,프로이트를 쉽게 독파한 독자들에게는 읽기가 쉬울테지만,관심 없는 분들이라면 악서가 분명할테니 취향에 맞혀 선택하시기를. 조선일보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