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작가회의 신임 이상섭회장님 취임사
작성일 23-04-28본문
2018-03-02
∥제9대 부산작가회의 회장 취임사
부산작가회의 회장직을 수락하며
회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능력이 없는 저에게 막중한 자리를 맡기니 직책을 잘 수행해 나갈지 걱정입니다. 아마 이것 때문에 총회가 열리기 전날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구요. 11시쯤 잠자리에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새벽(?) 1시 30여 분쯤 되었더군요. 그때부터 이런저런 생각에 뒤척이다가 아침을 맞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아직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사실, 이 자리에 서서 생각하니 서정원 회장님이 정말 고생하셨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듭니다. 역대 회장 중 4년 연임을 맡은 분은 있으나 임기를 4년을 제대로 마친 회장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그 4년 동안 재정 확보와 행사 내실화를 꾀했으며, 한 단계 더 발전한 부산작가회의의 위상을 갖추게 했으니 박수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회장님 덕분에 후임을 맡은 저로서야 편하기도 하고 어깨가 더욱 무겁기도 합니다. 결국, 2년 뒤에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기에 더더욱 이 자리가 부담스럽게 다가옵니다. 그렇다고 한번 수락한 중책을 중도에 패대기(?)칠 수도 없으므로 전임 회장단이 잘 다져놓은 기반으로 더욱 발전과 성장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각오를 다집니다. 이에, 세 가지 노력을 경주할까 합니다.
첫째, 문학 향유층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지금 문학은 독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중요한 점은 독자를 다시 불러 모으는 방안을 스스로 강구해봐야 할 듯합니다. 하여 회장으로서 무엇보다 먼저 미래 독자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문학청년 양성 사업에 전력을 다할까 합니다. 청년문학위원회의 경우, 지금까지 대학생, 그리고 창작에 관심이 많은 시민을 대상으로 그런 활동을 수행해 왔습니다. 그러므로 이번 회장단 체제에서도 더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도서관, 학교 등 작가의 재능 기부를 원하는 곳이 있다면 언제든지 달려갈 수 있도록 ‘문학특공대’를 조직,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회원들의 창작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지역에 거주하면 아무래도 창작 의욕이 꺾이기 마련입니다. 가뭄에 콩 나듯 이어지는 청탁, 제대로 책정되지 못한 고료 등은 물론이거니와 부산 시민들조차 알아주지 않는 작가라는 불안전한 지위로 인하여 사기는 저하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창작의 결실마저 제대로 수확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에 미력하나마 창작 의욕 고취를 위해 최선을 다할까 합니다. 우선적으로 계간 ????작가와 사회???? 지면 확대를 꾀하고, 신문사 등과 긴밀히 협조해 부산작가만이 해낼 수 있는 참신한 기획을 만드는 등의 지면 확보에도 노력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앤솔러지 발간 등을 통해 작품 발표의 기회를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창작 여건을 조성하더라도 여기에 수반되는 작품 평가가 없이는 좋은 작품을 독자는 만날 수 없습니다. 하여 창작물에 대한 시의적절한 평가가 따라야 합니다. 이런 평가는 지역문학위원회의 젊은 평론가를 중심으로 일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며, 이런 평가의 결과는 계간평, 서평, <문학 톡톡 행사 초청> 등을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연말을 통해 더욱 공정한 심사를 시, 소설, 평론과 동화, 세 분야로 나누어 부산작가상을 수여할 것입니다.
셋째, 부울경 연대와 교류의 촉진입니다. 제가 사무국장을 맡았을 때 부울경이 연대하여 작품 교류와 만남 등의 행사를 가졌더랬습니다. 그 결과 지역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한 공동체라는 뿌리적 연대감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십여 년이 흐른 지금은 우리 스스로 지역이라는 한계에 묶여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라는 폐쇄성, 편협성, 고립성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연대감을 다시 회복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여 경남작가회의, 울산작가회의 등의 단체가 임원체제가 정비되는 대로 회동하여 함께할 수 있는 구체적 연대 사업을 모색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부산의 다른 문학단체와도 취지가 좋다면 언제든 만나 부산문학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취임한 오늘, 평창에서는 ‘평화올림픽’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개막식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년 뒤, 저 또한 수고했다는 박수를 받으며 평화로운 마음으로 이 자리를 떠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제시한 나름대로의 세 가지 포부 중 하나라도 제대로 이뤄낼지 걱정입니다. 그러기에 여러분의 적극적인 도움과 동참이 더욱 필요합니다.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시고 잘못된 점이 있으면 언제든 채찍을 가해 주십시오.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2월 9일
(사)부산작가회의 신임회장 이 상 섭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