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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부산작가상 소설 부문 수상자(2024년)

페이지 정보

수상작품
이윤길 『남태평양』
심사위원명
이재봉, 정혜경
등록일
24-11-29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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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길 소설가 약력 


 

2009년 한국해양문학상 우수상. 2011년 동리목월 신인상 등단, 2011년 부산일보 해양문학상 대상. 2012년 여수해양문학상 우수상. 2022년 해양재단 해양문학상 대상. 해양장편집남극해]. 해양중편집쇄빙항해〕〔남태평양해양창작집 [배타적경제수역]하선자들]. 현재 국제옵서버로 활동하며 주요 해양논문으로[선상 문화접변 연구] [해양작가 천금성 연구]가 있다. 

  

* 심사평 


  인간은 누구나 저마다의 방법으로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힘으로 삶을 헤쳐 나간다작가들도 그러할 것이다저마다의 공들인 결과물에 대해 시선은 다채롭고도 다양할 것이다이러한 양상에 대해 평가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부적절하고도 무의미해 보이는 일이기도 하다그러나 글이란 독자에게 가서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니독자로서 몇 마디 소감을 덧붙일 수는 있을 것같다. 

  이인규의 장편소설 <사랑과 절망의 이중주>의 경우는 삶에 대한 시선에 있어서 주제의 평이함을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시도나작가로서의 실험 정신의 문제에 있어서 다른 작품에 비해 조금 부족한 점수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신호철의 <호모 위버멘쉬>이윤길의 <남태평양>이 가지는 삶에 대한 시선은 남달리 치열하다새로운 시선이나 해석이 희미해 보인다는 점도 소설의 완성도를 부족하게 만드는 일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삶을 다채롭게 향유하고상상의 영역을 확장하려 한 작가의 힘겨운 시도에도 불구하고소설을 짓는 작가로서의 책무는 삶을 바라보는 시선의 새로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시선의 새로움에 대한 치열함이 미진했던 것이 <호머 위버멘쉬>나 <남태평양>에 비해 평가의 결과를 낮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신호철의 <호모 위버멘쉬>는 인간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 새로운 시도로 힘겨운 작업을 해나가고 있지만구성의 문제에 조금 더 치열한 노력을 기울였다면 독자에 대한 소설의 전달력이나 결말의 문제도 달라졌을 것 같은 생각을 갖게 하는 작품이다. 

  최종적으로 선택된 이윤길의<남태평양>은 삶의 위기와 존재의 승화에 있어서 그 체험과 성찰의 치열함이 남달랐다고 볼 수 있다삶 그 자체가 모험이고독특한 모험이 이윤길 소설로 이르는 길인 만큼 그 궁극적 의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소설로서의 출발점이 된다고도 할 수 있다그러나 욕심을 내자면 출발이자 남다른 모험의 결과에 대한 작가로서의 치열한 승부욕이 끝까지 좀 더 가미된다면 완성도 높은 또 다른 작품도 희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가져본다. 

                                                                                                   심사위원이재봉 문학평론가정혜경 소설가 

* 수상 소감 


  한국의 현대 해양문학을 개척한 분은 해양시의 김성식선장과 해양소설의 천금성선장이신데 내가 시로 등단한 2007년도에는 김성식선장님은 고인이 되셨고 천금성선장님만 생존해 계셨다천금성 선생님은 서울생활을 정리하시고 부산에다가 마련한 작은 집필실에서 작품 구상 중이셨다. 그리고 한국해양문학가협회 고문으로서 회의가 있으면 참석하셨다. 그곳에서 천금성선생님을 만났고 그로부터 선생님이 돌아가실 때까지 인연은 이어졌다. 

  선생님은 나에게 시보다는 소설을 쓰라 하셨다. 나는 한국해양문학상을 받은 쇄빙항해 바타비아로 가는 항해 첨삭지도를 받으면서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되었다. 혹자들은 선생님의 괴팍한 성격을 지적하며 멀리했으나 나에게는 누구보다 다정하고 다감하셨다. 하지만 문학에 대하여는 철저했다. 나는 그게 좋았다. 뱃놈 같은, 칼 같은 그 성정이 좋았다. 

  나는 태평양과 인도양을 횡단하며 실습항해사에서 3, 2, 1등 항해사를 거쳐 선장이 되었다. 그렇게 바다를 떠돌며 40년의 세월을 보냈고 국제옵서버가 되어서 지금까지도 바다를 표류하고 있다. 그 세월을 더하여 무려 50년이다. 그동안 삼각파도를 뚫는 괭이갈매기처럼 이 바다 저 바다 부유하며 외로움과 고독을 삭혀왔다. 

  소금물에 절인 마음도 있을 것이며 달빛에 부서진 마음, 태양 볕에 달구어진 마음, 태풍 속에서 오금 저린 상흔도 있을 것이다. 물고기가 보는 인간의 세상, 바다에서 육지를 보는 눈으로 뱃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바다를 무대로 삶을 꾸리는 사람들, 그들의 고뇌와 고독과 사랑과 희망을 노래하고 싶다. 

  

  부산작가회의 일원임이 자랑스럽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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