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정보
- 저자/책명
- 배옥주/ 리을리을
- 출판사/년도
- 서정시학 / 2024
본문
배옥주의 시는 통증에서 배태된다.
혼란한 세상에서 통증 없이 삶을 영위하 기는 어려운 일이다.
통증은 유기체인 인간이 살아있음을 환기하는 가혹한 전 율이다.
통증은 살아있음을 섬뜩한 방법으로 일깨운다는 점에서 삶의 순간을 낯설게 만드는 파문의 체험이다. 이 예민한 순간을 포착하는 배옥주의 시는 통 증에 말을 걸거나 질문하며 새로운 이름을 붙인다.
그의 시는 섬세한 감각을 기반으로, 일상적 생의 조건이 낯설게 날을 세우는 순간을 집요하게 응시하고 성찰의 언어로 끌어 올린다. 그리하여 세상의 통증 과 결핍을 두드리는 시의 언어로서 새로운 명명의 방식과 말하기의 전략을 보 여준다. 탈경계의 자유로운 사유의 전개는 유연한 상상력에서 기원한 것이다. 배옥주의 시에는 자아를 둘러싼 삶의 조건과 인식의 경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범상치 않은 사유의 여정이 담겨 있다.
― 유지현(시인, 문학평론가, 한경국립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