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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정보

저자/책명
김영애/브람스 좋아하세요
출판사/년도
한국문연/2025. 6. 3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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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시인은 무게감 있는 관념어를 거듭 사용하지만, 그것들은 구체적 감각의 뒷받침 없이 공중에 머무르는 말로 제시된다. 오히려 감각적 표현들이 시 전체의 구조를 지탱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작동한다. 이처럼 의미상 무거운 말들이 가볍게 흘러가고, 감각적인 장면이 시의 뼈대를 이루는 방식은 김영애 시의 전복적 언어 전략을 잘 보여준다. 그의 시는 사유가 아닌 감정의 진동을 감지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부유하는 언어를 통해 감정의 유동성과 불확실성을 재현한다. 관념어가 무게를 잃고 감각어가 중심이 되는 이 전도된 위계 속에서 독자는 감정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게 된다.


이러한 전략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시집의 제목과도 긴밀히 호응한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동명 소설에서 빌려온 듯한 이 문장은 얼핏 클래식 음악에 대한 취향을 묻는 질문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내면의 깊숙한 층위로 향하는 조심스러운 감정의 탐색이자 우회적인 접근의 표현이다. 사강 소설 속 그 물음처럼 김영애의 질문 역시 표면적으로는 가볍게 들리지만 그 속에는 다음과 같은 무거움을 담고 있다. ‘우리는 (그의 화자처럼) 상실의 기억과 존재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가?’ 시인은 이 문장을 제목으로 삼음으로써 자신에게 던졌던 물음을, 독자에게도 건네는 셈이다.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48705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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