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정보
- 저자/책명
- 김근희/새벽은 종이보다 가볍다
- 출판사/년도
- 한국문연/25. 10. 15.
본문

책 소개
김근희의 시는 허무와 우울을 그 자신의 본질적인 정동으로 삼는다. 그의 시는 허무와 우울이라는 정동을 단순히 고백하는 데 머물지 않고, 시인의 신체를 기반으로 한 정동들이 언어적 물질로 표현되는 시적 사태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브라이언 마수미는 정서(emotion)와 정동(affect)을 구분한다. 정동이 신체적인 것에 가까운 것이라면, 정서는 사회언어학적으로 고정된 것이자 틀에 박힌 것에 해당한다. 정서는 인지적인 측면에 가까운 동시에 오래 지속되고 전 생애를 통해서 촉발되며, 이와 달리 정동은 일종의 신체적 현상으로서 스쳐 지나간다. 즉, 정서가 전기(biography)의 영역에 가깝다면, 정동은 생물학(biology)의 영역에 가깝다. 정서가 의미화의 시도에 포섭될 수 있는 것이라면, 정동은 의미화의 시도에 쉽게 포섭되지 않는 신체의 자질이다. 시적인 언어일수록 그러한 정동을 포획한다. 김근희의 시는 허무와 우울의 정동이 언어를 관통함으로써 물질적 실재가 되어버린 공간이다. 그곳에서 정동은 몸을 파편화하고 공간을 밀폐하며 인간에 대한 통념 자체를 해체시킨다.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55542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