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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정보

저자/책명
이소회/ 오오
출판사/년도
파란/2024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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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오늘은 몇 겹이니 너는 몇 번째 현실에 있니

[오오]는 이소회 시인의 첫 번째 신작 시집으로, 「잡식성 식물」 「익선아, 양배추식당에서 밥 먹자」 「드물고 귀한 것은 캄캄하게 온다」 등 47편이 실려 있다.

이소회 시인은 2018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고, 시집 [오오]를 썼다.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동아대학교 기초교양대학에 재직 중이다.

이소회 시인에게 세상 만물은 ‘씨앗’과 같은 형태로 웅크리고 있는 듯하다. 사물이나 생명체 모두 그것의 본질이라 할 만한 것들을 내부 깊숙이 응축하고 있으며 내재된 그것들은 틈만 나면 불거져 나와 피어나고 부풀고 떠오른다. 하여 [오오]에는 피어나고 부풀고 떠오르는 것들로 가득하다. 그것들은 금세 다시 사그라들고 숨어 버리기도 하지만 사라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언제든 ‘발견’되기를 기다리며 비어져 나와 흔적을 남긴다. 씨앗들 속에는 “많은 낮과 밤”이 담겨 있고 “지나간 것은 모두 사라진 것이 아니어서” 아침 책상에는 “폭설이 쏟아”지거나 “커다란 모감주나무가 자라”나게 되는 것이다. “뚜껑을 꼭꼭 잠그지 않으면/아침 책상에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는 그것들은, 시인의 눈앞에 유독 자주 출몰한다.(「모감주 씨앗」) 언제든 ‘발견’할 준비가 되어 있는 시인은 때때로 손을 뻗어 그것들의 주름을 펼친다.

이소회 시인의 시는 ‘머리’이거나 ‘가슴’이 아니라 ‘손끝’에서 피어난다. 존재론적 사유와 접속에의 열망이 깊이를 더해 차고 넘칠 때, 내부의 이야기가 손끝을 간지럽힐 때, 손을 뻗어 대상의 주름을 펼칠 때, ‘사이’에 낀 손이 파랗게 질리지 않도록 시인은 시를 쏟아 낸다. 쏟아진 언어가 때론 대답을 들려주고 때론 문을 열어 주기도 할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도 좀 더 시인과 함께 폐허 앞에 서 있을 수 있기를, “머리를 한껏 젖히고 별을” 바라볼 수 있기를(「오오」), 서로가 서로의 양분이 되어 내재성의 언어를 쏟아 낼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상 차성연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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