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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정보

저자/책명
이정임 소설집 [도망자의 마을]
출판사/년도
(걷는사람 2024. 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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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07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정임의 두 번째 소설집 도망자의 마을이 걷는사람 소설 열두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2016년 첫 작품집을 발간하면서 동세대들의 삶을 씨방으로 삼고탄력 있고 쫄깃한 문장의 힘을 과육으로 삼”(강동수 소설가)고 있다는 평을 들었던 작가는 분명 존재하고 있으나 마치 무명(無名)처럼 살아가는 존재들에 주목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견디는 삶을 강요하는 이 시대 캐치프레이즈를 향해 흠씬 하이킥을 날린다소설을 넘기면 손에 쥔 것은 쥐뿔도 없지만 세상이 짜 놓은 굴레에남들 시선 따위에 굴종하지는 않겠다는 단단한 자부심을 가진 인물들이 제각각의 형상을 한 구름처럼 유유하게자유분방하게 펼쳐진다자기 안의 진정한 사람다움을 신뢰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는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이정임 작가는 마치 그 질문에 답하듯 오지랖 넓은 흰머리 할머니재칫국(재첩국)과 두부를 파는 상인참말과 거짓말을 버무려 쓰는 소설골목의 고양이들옥상에서 키우는 작물 등을 등장시키며 작은 숨구멍들이 여기 있으니 좀 보아 달라고 이야기한다. 

 
 

보소아지매아침 좀 늦게 먹어도 안 죽는다야아영기 아지매있다가 가라보소쫌만 있다 가라니까가장 강력한 파장을 지닌 목소리 출현지나는 사람을 모두 불러 모을 기세다흰머리 할매다. (중략) 

옆집 재봉틀이 돌아간다바깥 사람들이 내는 소리를 엮어서 재봉틀로 옷을 지어 입으면 무척이나 무겁겠지어깨에 쏟아지는 무게가 천근만근이라 다리를 옆으로 벌려 가며 겨우 걷겠지. 

-오르내리」 가운데 

 
 

주변을 둘러보면 다 내가 아는 사람이에요동시에 다 모르는 사람이에요. (중략나는 겉보기에 정상이므로아무도 이 일을 목격하지 않았으므로나쁜 일을 당했다는 어떤 증거도 내보일 수가 없어요어느 것 하나 논리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것이 없어요결국 나는 나를 의심해요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 아닐까아니면 다들 똑같이 당했는데 나만 이렇게 과하게 힘들어하며 사는 것 아닐까. 

-비로소사람」 가운데 

 
 

도망자의 마을에서 작가는 열심히 살수록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더 불편하고 고단해지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주체들을 선보인다이들 모두가 우리 곁에 숨 쉬는 이웃이요 바로 나 자신 같다백수가 되어 가난한 산동네에 살면서 치매 걸린 엄마의 요양병원비를 감당해야 하는 나(오르내리), 부지기수로 사기를 당한 아버지를 둔 덕분에 버는 돈을 모두 빚을 갚는 데 써야 하는 수현(도망자의 마을), 과로와 스트레스로 각종 지병을 안고 있지만 직장에서 병가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는 나(점점 작아지는), 신장 투석을 해야 하는 홀어머니와 사는 프리랜서 비혼주의자 수안(뽑기의 달인), 서로에게 안정감을 느끼며 함께하는 무직 비혼주의자 고무와 호양(난로), 치매에 걸린 엄마가 나날이 변해 가는 모습을 맞닥... 

 
 


출처 인터넷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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