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정보
- 저자/책명
- 정광모 장편소설 <마지막 감식>
- 출판사/년도
- (강 2019.6.20)
본문
특별수사팀 표민석은 위폐범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가고 만 원 위폐범의 사무실에 근접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양원진은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다. 전면적인 수색을 앞두고 재개발 지구에 방화로 보이는 큰 화재가 발생한다. 추천의 글공인된 조폐창에서 만들어졌는가 그렇지 않은가. 아무리 정교하게 제작되었다 하더라도 제작자에게 공신력이 없다면 그것은 위폐에 불과하다. 요컨대 진폐와 위폐를 판가름하는 기준은 오직 신뢰성뿐이라는 것. 정광모는 이 점을 절묘하게 파고들어 돈의 정체를 낱낱이 해부한다. 물물교환의 편리한 매개였던 돈. 생을 위협하는 절대적 빈곤으로부터 해방될 수단이었던 돈. 이제는 우리가 보내는 신앙과 신뢰 위에 군림하면서 우리를 울고 웃게 하고 살리고 죽이는 돈! 그 ‘믿음’ 없이는 한순간도 지탱되지 못하고 무너져 내릴 모래성에 우리는 어째서 자발적으로 목을 매는가? 위폐를 퍼뜨리려는 자와 그를 추적하는 자의 첨예한 진실공방을 통해 정광모는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있는 물신의 허위와 진짜배기 삶을 ‘감식’해낸다. 한 번도 돈의 지배에서 놓여나기를 꿈꿔본 적이 없는가? 다른 삶의 형식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가? 그런 일은 두려운가?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당신은 알게 될 것이다. 도리어 그것이 자유라는 것을. -김녕(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