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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정보

저자/책명
천향미/식물학 연주회
출판사/년도
한국문연/2026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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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천향미 시인의 이번 시집은 전반적으로 응축된 흐름의 존재인 ‘나’를 은유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훌륭한 시인은 자신의 색깔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문장과 은유로 시를 지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보편적 의미가 내재되어 독자에게 울림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시의 길은 완성도 끝도 없기에 무척이나 지난하다. 천향미 시인은 이 지난한 길을 가면서도 그러한 부분을 놓치지 않고 있기에 신뢰가 간다. 돌이켜보면 숱한 시인들이 자신의 상처나 아픔을 지나치게 미화 혹은 과장하거나 공감할 수 없는 은유로 진술하는 사례가 많다. 천향미 시인은 그러한 부분을 경계하면서 자신만의 빛깔로 슬픔을 담담하게 묘사한다. 예컨대 시간 속에서의 통증이란 메타포를 생각할 때, 이미 언급한 내용 이외에도 “모래시계 속으로 가라앉는 오래된 수레바퀴”(「일곱 번째 석양 무렵」)라는 표현이나 “손가락이 그리는 동심원은 불협화음의 파동으로 퍼져 나간다”, “오래된 전시품은 이름 대신 침묵을 달고 있다”(「우리는 서로의 얼굴에 손목시계를 매달았다」)라는 표현들이 그렇다. 「페르소나」라는 시에서는 “잠입하지 못한 어둠이 긴 목을 빼고 바닥을 서성이는 동안 커튼을 흔들어 보는 바람, 십자가 불빛을 이정표 삼아 누군가 공중을 걸어가요”라는 묘사나 「막다른 골목에서」라는 시에서는 “뇌수에 박힌 거미줄 문양은 나침반의 바늘을 삼켰다/ 유리잔 속 시간은 흐느끼는 골목을 배회하며/ 바람의 지문 읽는 법을 익혔다”라는 묘사는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이러한 시적 문법에다 아포리즘의 감동까지 겸비하고 있기에 앞으로도 더욱 독자들의 주목과 기대를 모을 것이 분명하다.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92087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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