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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회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톡톡 안내

페이지 정보

작성일 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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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부산작가회의 공식 유트브 채널에서 영상으로 시청 가능합니다.

문학톡톡 제 114회 (youtube.com)


만남의 시간에서 헤어짐의 시간이 만들어낸 이야기. 환상은 옅어지고 현실에 가까워졌다. 도망자의 마을에서 부서진 마음들을 추스를 수 있는 건 그들 곁에 또 다른 도망자뿐인가. 뜨거운 사랑도 냉정한 깨달음도 아닌 미지근한 보듬음은 그저 서로 온기를 나누는 것이었다. ‘사막의 이정표는 목마름이다’ 그 목을 축여줄 한 바가지의 물을 건네면서 같이 견디는 시간.  희망이 환상이라면 살아 있는 시간은 현실이다. 뭉게뭉게 피어나는 구름을 보며 이쑤시개 통처럼 빡빡한 삶에 바람 한 점 가져다 놓는 손내밈. 서로를 견디고 서로를 위로한다. 이정표를 찾는 목마름 사이 부디 오아시스를 발견하길 바란다.
ㅡ목민정 시민대담자


이 소설집은 ‘장편’이나 ‘연작’처럼 읽히기도 한다. 그만큼 각 단편들이 유사한 감각과 느낌 아래에서 썼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한 단편이 다른 단편과 연결되는 것은 인물들의 처지와 이름이 유사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각 소설이 초점화하는 이야기가 다른 소설에서 방향을 바꾸어 초점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하나의 이야기의 질료가 산복도로(기슭[연지동과 산골짜기])에 잠재적으로 주어져 있고 그것이 어떤 특정한 힘에 따라 각각으로 펼쳐지는 방식이 되고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다시 말해, 한 이야기의 어떤 선들이 각 이야기들에 연결되고 변이하고 이행하고 방향을 바꾼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치 산복도로의 골목길이 연결되고 잇닿고 방향을 틀 듯이 말이다. 한참 길들여졌다가 폐기된 존재들 혹은 폭력적으로 길들여지는 과정에서도 ‘야생’을 상실하지 않은 존재들(=곰, 고양이, 쥐 어쩌면 부산적인 것)이 산복도로와 기슭에 모여들어 새로운 삶의 양상을 구성하기라도 하듯이, 이 소설집엔 관계를 재편하는 정치적 기획이 주조음으로 녹아 들어 있다. 그러므로 이정임의 소설적 기획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정치로서 민주주의적 기획을 위한 섬세한 지도라고 과감하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이 소설집이 기슭에 정착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가 될 것이라는 사실일 터이다.
ㅡ김만석 평론가


제 손을 떠난 책이 누군가에게 읽혀 언급되고, 거듭 읽히다 한 곳에 불려 나오고, 책에 대한 반응이 질문의 형태로 작가에게 전달되는 자리―문학톡톡―을 통해 제가 쓴 글을 읽어주는 독자를 실제로 만날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제 책이 ‘비로소, 책’이 되는 과정을 목격했습니다. 제가 미처 생각지 못한 의미와 해석을 보여주시고 저보다 더 제 작품을 보듬어 주신 김만석 평론가, 목민정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ㅡ이정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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